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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정한모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광택(光澤)의 씨를 아들들의 가슴에 심어 주신다. 씨앗은 아들들의 가슴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 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검은 손이여 암흑이 광명을 몰아내듯이 눈부신 태양을 빛을 잃은 진주로 진주로 다시 쓰린 눈물로 눈물을 아예 맹물로 만들려는 검은 손이여 사라져라. 어머니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저는 어머니의 사랑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한 다른 시를 알지 못합니다.
‘어머니’라는 말 한마디에 담겨 있는 수많은 정서 때문에
‘어머니’에 관한 시를 쓰게 되면 자연 감상적이 되어
정작 적절한 은유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 한모 선생님은 흔히 빠지기 쉬운 감상에 젖지 않으면서
‘눈물’을 진주로 만드는 탁월한 연금술을 보여 줍니다.

시인은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적인 삶을 ‘눈물’이라는 한 단어 안에 압축하면서
그 눈물이 ‘진주’를 만든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은 그 자체로는 어둠입니다.
어머니가 생전에 겪으셔야 했던 삶의 굴곡이 어둠으로 표상됩니다.


그러나 그 어둠이 아들을 빛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당신은 어둠 속에 사시면서도 아들의 가슴에 빛,
광택의 씨를 심어 주시고자 눈물로 진주를 만드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진주의 영롱함을 가리게 하는 ‘검은 손’은 사라지라고 외칩니다.


‘검은 손’은 눈물을 진주로 만드는
삶의 굴곡 안에서 겪어야 하는 숱한 난관의 은유입니다.
시인은 ‘검은 손’은 사라지라고 외치지만
저는 어머니가‘검은 손’과의 힘겨운 투쟁을 통해
‘눈물’을 ‘진주'로 만드는 연금술을 터득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머니,
오늘은 눈물을 진주로 만드시던 당신의 손을 잡고 싶어
가만히 허공에 손을 내밀어 봅니다.



- 글 : 류 해욱 신부-

 
 
 
 
 

Mother of Mine / Paul Mauriat Orchestra